


기술의 발전이 눈부신 미래에도 왕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작은 키에 뚱뚱한 중학생 아리타 하루유키는 같은 반 불량배들의 빵셔틀 노릇을 하며 한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소심한 소년의 유일한 낙은 교내 로컬 네트워크에 연결해 스쿼시 게임 기록을 갱신하는 것. 이런 우울한 일상을 반복하던 하루유키에게 교내 최고의 미소녀이자 부학생회장인 흑설공주가 다가옵니다.
"저 너머로... 가속하고 싶지 않은가, 소년?"
어리둥절하는 하루유키에게 브레인 버스트라는 프로그램을 건네주는 흑설공주. 이를 계기로 왕따 소년의 일상은 극적인 변화를 맡게됩니다. 새로운 분신인 듀얼 아바타를 통해 가속세계라는 전장을 누비는 사이버 전사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전술한 것처럼 액셀 월드(アクセル・ワールド)는 전격문고대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심사 기준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주인장이 심사 위원이라면 다음 3가지 정도는 고려했을 겁니다.
우선 어렵지 않게 잘 쓸 것. 라이트한 장르에 걸맞게 난해한 표현으로 말 빙빙 돌려 독자를 머리 아프게 하지 않고 술술 잘 읽혀내려가야 상을 탈 자격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재미있을 것. 아무리 술술 잘 읽혀도 다음 권을 꼭 사야지, 이 작가 작품은 믿어도 되겠다 하는 확신을 주지 않으면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팔릴 것. 대상 받은 작품인데 판매량이 형편 없다라, 이거만큼 대회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도 없을겁니다. 독자에 니즈에 부합한 요소들이 잘 녹아있어 시장에서 선전함은 물론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를 전개해도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야 띠지에 '대상'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액셀 윌드는 충분한 대상감이었습니다. 스토리에 잘 녹아있는 치밀한 세계관과 설정, 강약 조절을 잘 하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다양한 사건들, 다음 권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복선과 권 단위의 깔끔한 마무리, 다른 미디어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전형적인, 바꿔말하면 잘 팔릴만한 요소를 고루 갖춘 플롯까지, 근래 본 작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물론 네가 그러니까 왕따 당하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찌질함을 보이는 주인공 하루유키와 이에 버금가는 자의식 과잉 환자 흑설공주의 중2병스러운 행동 패턴이 맘에 안들긴 하지만, 이것 마저도 스토리 전개의 한 축으로 활용하는 작가의 스토리 텔링 능력이 감탄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다년간의 인터넷 소설 연재가 탄탄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듯.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야비한 전개'가 눈에 밟히긴 했지만 충분히 다음 권을 기대할 재미를 준 작품이었습니다. 주인장이 싫어하는 전개에 관해서는 몇 권을 더 읽어보고 확신이 서면 따로 적어 보겠습니다. 초반에 뜬금 없이 사이버펑크물의 고전 뉴로맨서를 언급한 이유는 배경인 가속세계가 게임 형식을 빌려 구현된 사이버 스페이스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한 작품이 바로 뉴로맨서거든요. 오랬만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덧글
하지만 내용이 =_=;
한권 읽는데 1, 2시간 정도로...
지금은 최소 6시간...(먼산)
타임워프에 관해서는... 이작가분이 다른작품에서도 왕왕쓰는것이 ... 일상물같은것은 잘 안어울리실거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더군요. 뭐... 특정부분을 팍 임펙트있게 하시는것에는 확실히 인기에 어울리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이 들긴합니다.
음...우선은 이건 보류군요 ㅋ
보통 연령대 고딩으로 잡는 경우가 많은 라노베에선 약간 특이한 나이설정이었죠.
그러고 보니 뉴로맨서 후속작 같은게 2권 정도 있다던 것 같았는데, 국내에는 안들어왔더군요. 원서라도 구해봐야 하나 모르겠습니다
제 입장에선 열화가 너무 심해서 앞으로 계속 볼지 고민해야 하는 물건입니다.
확실히 사이버펑크는 한시대를 풍미해간듯. 요새는 기본적으로 느껴지는 것의 베이스로 잘 깔아져서 이미 녹아버린 느낌이지만요(암울한 설정은 잘 안나오지만...)
1권에서 만능의 능력처럼 보이던 그것이 2권에 와서 발리는 걸 보면 참... 거시기했습니다.
그래도 재밌긴 재미있더군요^^
근데 흑설공주가 그정도면 자의식과잉의 중2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