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장은 포스팅에도 '유통기한'이라는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품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먹을 수 없지만 포스팅은 먹는게 아니니 유통기한이 짧은 것과 긴 것으로 구분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포스팅은 한 번 읽고 고개 끄덕이거나(공감) 덧글 달면서 잊어버리는 반면, 유통기한이 긴 포스팅은 고개 끄덕이고(이해 또는 정보 습득) 즐겨찾기 해놓고(얼음집의 경우 체크포스트) 종종 참고하기도 합니다.
조회수엔 큰 욕심이 없지만(저라고 방문자수 신경안쓰겠습니까마는 여기서 다루는 컨텐츠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내놓기 뭐한 내용들이라 일부러 담담해질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 동안 와주신거만 해도 감사...) 유통기한이 긴 포스팅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싶은 욕심은 남다릅니다. 한 번 읽고 사라지는 글이 아니라 나중에라도 아, 거기 가면 관련 글이 많았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블로거의 수 만큼이나 블로깅의 목적은 다양합니다. 일기장같이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노트가 되기도 하고, 손수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개인 화랑이 되기도 합니다. 불합리한 사회 현상을 까는 토론의 장이 될 때도 있고, 자기 글솜씨를 다듬는 원고지 역할을 하기도 하죠. 남에게 악의적인 피해를 입히는 포스팅만 아니면(스팸 포함) 모든 포스팅의 귀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포스팅이 다 긴 유통기한을 가진 건 아니죠. 유통기한의 길이는 글 쓰는 사람의 노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간혹 진짜 정성들여 자료 조사하고 시간 많이 걸려 쓴 글인데도 덧글이 안달려 좌절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유통기한이 긴 것과 덧글이 많이 달리는 것은 별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덧글은 주로 그 글에 대한 공감이나 반감 때문에 다는 건데 주인장이 추구하고 있는 유통 기한이 긴 포스팅은 주로 '참고'용이라 많이 읽긴 하지만 덧글을 많이 달 여지는 없거든요.
페이트란 게임을 예로 들어 볼께요. 쓸데없이 폼만 잡고 텍스트빨로 유저들 깔아뭉개는 게임 즐~ 이런 포스팅은 참고할 내용이 별로 없어 유통기한이 짧지만 나 페이트 안 즐, 너 즐? 우린 적, 싸우자! 라는 덧글이 주르르 달립니다. 근데 같은 게임 관련 포스팅이라도 스토리 쓴 나스가 어떻고, 타입문이란 회사가 어떻고 등등을 정리해 놓으면 게임에 대한 배경을 궁금해 하던 사람들에겐 좋은 참고 자료가 됩니다. 처음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통기한이 길어진거죠. 반면에 공감이나 반감이 형성될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덧글이 잘 안달립니다. 정리된 글 잘 읽었어요 정도?
이렇게 말하면 유통기한과 덧글수는 반비례 관계가 되는데 이게 주인장의 딜레마입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이왕 글 쓰는거 유통기한 길고 덧글도 많이 달리는 포스팅을 하고 싶거든요. 이러려면 두고두고 참고할만한 정보 포스팅이 공감가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개 끄덕이면서 덧글도 달고, 관련 내용은 스크랩해놓고 생각날때마다 읽어보겠죠. 근데 이런 양질의 포스팅이 어디 쉽겠습니까? '참고할만한 내용'은 시간 투자해 자료 정리하면 된다고 쳐도 덧글을 유도하는 '공감'은 개인의 노력이나 글솜씨가지고 얻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공감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내가 쓴 글을 읽는 상대방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연애할 때 상대방의 사랑을 얻어내는 것과 비슷하죠. 인간의 감정이기 때문에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인장은 잡담이나 단순 정보 전달 글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내용을 포스팅할 때는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글을 작성합니다. 공감한다는 덧글도 달리고 유통기한도 긴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죠. 재미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읽어 주시고 나중에 주인장이 이런 규칙에 어긋나는 뻘글을 쓰면 가차없이 책망해 주세요. 초심을 잃지 말라고...
1. 자랑하지 말자.
아무리 도움이 되는 내용이고 두고두고 참고할 정보가 가득한 글이라도 글 쓴 사람의 우월 의식이 느껴지는 글은 환영받지 못합니다. 나 이 분야에서 이만큼 알고 있어라는 자랑글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대다수 네티즌들은 권위를 세우는 것과 계급을 나누는데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내용 썼으면 겸손하게 전달해야 공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가르치려고 하지 말자.
특정 분야에 대해 제가 더 많이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문객들은 제가 쓴 글을 읽어보려고 온거지 제게 가르침을 받으려고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포스팅할 때 이정도는 알고 있어야지라는 식의 글은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몰라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분야의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에로게 잘해도 어디서 밥 안나옵니다.) 재미있으면서 나중에 참고할 정도의 내용이면 족합니다.
3. 까지 말자.
누구나 마음에 안드는 작가나 작품이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자기가 싫어한다고 모든 사람이 같이 싫어하는건 아닙니다. 자기가 싫어하는 작가나 작품도 열성팬은 분명히 존재하고 아끼는만큼 까이는 걸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팅할 때 싫어하는 작가나 작품에 대한 감정은 최대한 절제하고(아쉽다는 표현 등으로)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은 최대한 띄우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건 뭐라고 하지 않거든요. 공감받기도 쉽고... 그래도 비판글을 쓰고 싶으면 내가 왜 싫어하는지를 잘 정리해서 포스팅하도록 노력합니다. 팬이 읽고 기분은 나쁘더라도 이 사람이 이래서 싫어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해 줄 정도로요.
4. 이해를 돕자.
감상글 쓸 때 특히 주의하는 사항입니다. 주인장의 감상을 읽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대상을 접해본 사람과 접해보지 않은 사람. 접해본 사람이라면 단순하게 어땠다라는 소감만 적어도 상관없지만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소감만으론 대상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내용을 까발리지 않을 수준에서 이해를 돕는 설명을 추가합니다. 자료를 찾는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나중에 주인장도 참고할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됩니다.
5. 까발리지 말라.
포스팅 대상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그래서 구작을 소개하더라도 스토리 부분은 도입부 정도만 요약하고 영화나 애니라면 주변 정보(캐스팅, 제작사, 스텝, 시리즈 설명 등) 중심으로, 게임은 시스템 소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접하더라도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는 내용을 소개하는게 주목적입니다.
6. 검색하는데 도움을 주자.
주인장의 원화가나 게임 소개 포스팅을 보면 제목이나 제작사, 스텝 한글 이름 옆에 괄호로 원어를 표시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주인장이 원어 이름 알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제 소개글로 충분치 않아 미국이나 일본쪽 웹 사이트를 검색할 때 검색어로 사용하라고 적어 놓은 겁니다. 아무래도 게임, 특히 에로게 관련 정보는 일본쪽이 강합니다. 그러니 많이 활용해 주세요. ^^
잡담 대용으로 적은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앞으로도 유통기한이 긴 포스팅을 하기위해 노력할테니 글 보고 공감하시면 많이 호응해 주세요. 블로거는 의연한 척 하고 있지만 실은 타인의 관심이 그리운 츤데레입니다. (오늘의 결론?)


덧글
저런 마음가짐을 가진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블로그 생활이 재밌어 질텐데요.
.... 저부터 반성해봐야 할지도 -_-;;
블로그라고 하는 것은 확실히 유저들간의 Society 및 Sharing을 근간에 두고 있다보니 자랑 같은거 하면 먹힐 리가 없겠죠? (…) orz
그런 의미에서 저도 영양가 있는 글을 써야 할텐데 큰일이네요 orz
솔직히 뭘 모르는지 아는게 가장 어렵더군요;;
굳이 가르칠려는 태도를 안해도 잘쓴 글이면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으러 가더군요...
저만 해도 이글루스 내 몇분들 이글루에 가르침을 받으러 갑니다..댓글은 거의 안남기지만..-.-;;
6번을 제외하고는 어떻게 유지는 되는것 같네요.
지금 보면 잘 지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하다보면 잘 안지켜지는 이 ...
... 그래서 방문객이 없나 봅니다.
...
... 뭐 웃자고 하는 소리입니다만...
=>가끔 전 자랑을 많이하죠... "아는것" 에 대한것이 아니라
"가진것"에 대해서(...뭐 정품산 이후면 꼭 하게되는거라;;)
2. 가르치려고 하지 말자.
=>전 가르친다기보다는 조금 다른의미입니다
R웹에서도 가끔 그렇지만...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것을 보다보면
가장 "핵심" 을 빼놓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이보이죠, 그럴때 자주 난입합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자기들끼리 흘러가는것을 막기에는 가끔 핵심적인 태클이 필요하다고봅니다
3. 까지 말자.
=>이거 제가 제일많이 하는것이군요 까는거(...)
하지만 사실 이것은 조금 다릅니다, 보통 "까이는것" 이 가능한것은 까입니다
그런점에서 전 이글루의 유저들이 재미있게 했다는 연희무쌍을 대놓고 깠습니다
...뭐 전국란스는 제가 오버했지만 말이죠...(하지만 바리스X는 안 깔수 없었습니다(...))
4. 이해를 돕자.
=>저는 원래 "아는사람들이나 아는 이야기" 를 하는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런이야기가 부쩍늘게되엇죠...
...아무래도 블로그 시스템 그 자체 성향때문인가 봅니다...
(게임웹사이트 게시판에서면 저렇게 안 적거든요)
5. 까발리지 말라.
=>.....네타안하는것은 정말 필수죠(...)
6. 검색하는데 도움을 주자.
=>저도 검색어를 점유하기위해서 이짓저짓을 다 했죠(...)
하지만 하루평균500명의 수치는 변하지않더군요
지금은 그저 천천히 지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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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가 적은 "볼만한 글" 을 가끔 새로운포스팅 할때 참고하게됩니다(...)
자신이 써 놓고 자신이 참고하는 경우까지 일어나죠(...)
그래서 한번에 글 적을때 무진장 열심히 적나봅니다(...;;)
.....이곳저곳에 퍼진듯;; (가끔보면 그거 아직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제 블로그 대표글이 그거로 찍히더군요(...)
assuming// 저도 도메인 꽤 많이 바꾸긴 했는데 여기선 뿌리 좀 내려야 겠습니다. :)
MANIAC// 그게 기술이긴 한데 주인장은 잘 안되더라고요.
월광토끼// 실천하기 쉽진 않죠. 주인장도 노력하는데 잊을 때가 더 많더라구요.
SHUK// 주인장도 취미 위주로 가볍게 운영하고 있지만 글쓸 때는 나름의 원칙대로 해볼려고 합니다.
Hiwars// 얄미운 사람 까는거 참 재밌긴한데 자칫 잘못하면 싸움으로 번지기 쉬어 주의하는 편입니다.
French_Pie// 주인장은 볼 때마다 다 뜨끔해요. :)
무혼마// 겸손하게 전달하면 대부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장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wino// 그래서 모르는 것 같으면 그냥 조용히 있게됩니다. 그럼 아는 첫하지 않아도 되니...
크악크악// 동감입니다. 잘 쓴 글을 보면 저절로 배우게 되더라구요.
ckatto// 도움이 되셨다니 주인장도 기쁩니다. ckatto님도 나름의 기준으로 블로그 잘 운영하시는 것 같아요.
슈나// 쓰기는 했는데 여러모로 지키기 힘들죠. 개인 블로그니 아무래도 내킬 때 운영하고, 별다른 제약이란게 없으니까요. 그냥 '상식'선에서 운영하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요 상식이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거니...
DAIN// 요즘에 저도 예전 A 동호회 생각 많이 납니다. ^^
듀얼배드가이// 신변잡기 참 좋습니다. 사람 사는 맛이 나잖아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나 간접 체험을 할 수도 있고...
RIRUKA// 그래도 공감하시는 분들은 꾸준히 보고 계실 겁니다.
카이토// 카이토님이 초보면 저도 초보입니다. :)
Master-PGP//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Master-PGP님은 나름의 기준으로 블로그를 잘 운영하시는 것 같습니다. 보통 블로그는 커뮤니티화하기 힘들긴 하지만 추구하시는게 그쪽인 것 같으니 잘 운영되기를 응원할께요.
저도 정신 좀 차려야지 싶긴 한데 그게 말처럼 되지는 않네요;
네타 같은 건 소개라기 보단 감상문을 쓰다 보니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습니다_ -;
건강히 군생활 잘하시고 제대하세요~